자동차를 개발하다 보면 가장 많이 접하는 통신 중 하나가 바로 CAN(Controller Area Network)이다.
CAN은 수십 년 동안 자동차 산업의 표준 통신 방식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현재도 대부분의 차량에서 핵심 네트워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CAN을 공부하기 시작하면 HS CAN, LS CAN, CAN FD, CAN XL 등 다양한 용어를 접하게 된다.
이름이 비슷하다 보니 모두 서로 다른 통신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번 글에서는 CAN이 왜 만들어졌는지부터 CAN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그리고 Classical CAN, HS CAN, LS CAN, CAN FD, CAN XL이 각각 무엇을 의미하는지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알아보자.
CAN(Controller Area Network) 이란?
CAN은 자동차의 여러 ECU(Electronic Control Unit)가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 사용하는 차량용 통신 프로토콜이다.
쉽게 말하면 여러 ECU가 하나의 통신 네트워크를 공유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규칙을 정의한 통신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동차에는 생각보다 많은 ECU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차량에는 다음과 같은 ECU들이 있다.
- 엔진 ECU
- 변속기 ECU
- ABS ECU
- EPS ECU
- 에어백 ECU
- 바디 ECU
- 공조 ECU
- 계기판 ECU
이 ECU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브레이크 정보는 여러 ECU로 전달된다.
Brake ECU
▼
ABS ECU
▼
Engine ECU
▼
Cluster
ABS ECU는 제동을 제어하고, 엔진 ECU는 필요에 따라 엔진 토크를 줄이며,
계기판은 운전자에게 브레이크 관련 정보를 표시한다.
이처럼 여러 ECU가 하나의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대표적인 통신 방식이 바로 CAN이다.
왜 CAN이 만들어졌을까?

초기의 자동차는 ECU 개수가 많지 않았다.
센서 하나가 ECU 하나와 직접 연결되는 방식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차량 기능이 점점 늘어나면서 ECU 수도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만약 ECU마다 필요한 신호를 모두 직접 연결한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 배선이 매우 복잡해진다.
- 차량 무게가 증가한다.
- 제조 비용이 증가한다.
- 고장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CAN이다.
CAN은 여러 ECU가 하나의 통신선을 공유하면서 필요한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덕분에 배선은 크게 줄었고, 여러 ECU가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CAN도 종류가 여러 가지일까?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다음과 같은 용어를 자주 볼 수 있다.
- Classical CAN
- HS CAN
- LS CAN
- CAN FD
- CAN XL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모두 "CAN 종류"라고 부른다.
물론 크게 보면 틀린 표현은 아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조금 차이가 있다.
HS CAN과 LS CAN은 CAN의 물리 계층(Physical Layer) 규격이며,
CAN FD와 CAN XL은 기존 CAN 프로토콜을 발전시킨 새로운 통신 규격이다.
즉, 모두 서로 완전히 다른 통신 방식이라기보다는 CAN 기술이 발전하면서 용도와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확장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가장 먼저 등장한 Classical CAN
우리가 흔히 "CAN 통신"이라고 부르는 대부분은 Classical CAN을 의미한다. 1990년대부터 자동차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많은 차량에서 사용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CAN 규격이다.
Classical CAN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전송 속도 : 최대 1 Mbps
- 한 번에 전송 가능한 데이터 : 최대 8 Byte
- 높은 신뢰성
- 강력한 오류 검출 기능
당시 자동차에서 주고받는 데이터는 많지 않았다.
예를 들어 차량 속도, 브레이크 스위치 상태, 방향지시등 상태, 시동 여부 등의 정보는 몇 Byte만으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Classical CAN만으로도 대부분의 차량 통신을 처리할 수 있었다.
HS CAN (High-Speed CAN)
많은 사람들이 HS CAN을 Classical CAN보다 새로운 기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HS CAN은 Classical CAN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리 계층 규격이다.
즉,
- 통신 규칙은 Classical CAN
- 전기적 특성과 배선 규격은 HS CAN
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HS CAN은 일반적으로 최대 1 Mbps 속도로 사용되며, 빠른 응답이 필요한 ECU에서 주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 엔진 ECU
- 변속기 ECU
- ABS
- ESC
- EPS
이러한 시스템은 수 ms 단위로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높은 통신 속도가 필요하다.
LS CAN (Low-Speed CAN)
모든 ECU가 빠른 통신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 사이드 미러
- 도어
- 전동 시트
- 실내 조명
등은 약간의 지연이 발생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굳이 빠른 통신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LS CAN(Low-Speed CAN)이 사용된다.
LS CAN은 일반적으로 최대 125 kbps 속도를 사용하며,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안정적인 통신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한쪽 배선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제한적인 통신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Fault Tolerant CAN이라고도 불린다.
그래서 주로 Body ECU 계열에서 많이 사용된다.
차량 기능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동차에는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 OTA 업데이트, ADAS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8Byte면 충분했던 데이터도 이제는 훨씬 많아졌다.
예를 들어 카메라나 레이더에서 전달하는 상태 정보, 다양한 진단 정보는 한 번에 수십 Byte 이상을 전송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Classical CAN은 최대 8Byte밖에 전송할 수 없었다.
그래서 기존 CAN을 발전시킨 새로운 규격이 필요하게 되었다.
CAN FD (Flexible Data-rate)
CAN FD는 기존 CAN을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기존 CAN의 한계를 개선한 규격이다.
FD는 Flexible Data-rate의 약자이다.
이름 그대로 데이터 전송 속도를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데이터 크기이다.

기존 Classical CAN에서는 최대 8 Byte 까지만 전송할 수 있었다.
하지만 CAN FD에서는 최대 64 Byte 까지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다.
즉, 한 번의 메시지로 기존보다 8배 많은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하나의 큰 특징은 BRS(Bit Rate Switching) 기능이다. 기존 CAN에서는 프레임 전체를 동일한 속도로 전송하지만, CAN FD에서는 메시지의 Arbitration 구간은 기존 속도로 유지하고 Data 구간만 더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
덕분에 데이터 전송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많은 데이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현재는 ADAS ECU, Gateway ECU, Domain Controller, 고성능 제어 ECU 등에서 CAN FD가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CAN XL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하나의 컴퓨터처럼 발전하고 있다.
이를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시대라고 부른다.
SDV에서는 OTA 업데이트, 고해상도 센서, 중앙 집중형 제어 등으로 인해 이전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해야 한다. 이러한 요구를 만족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CAN XL이다.
CAN XL은
- 더 큰 Payload
- 더 높은 전송 속도
- Ethernet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구조
를 목표로 개발된 차세대 CAN 규격이다.
CAN XL은 Ethernet을 대체하기 위한 기술이라기보다는, 앞으로의 차량 네트워크에서 Ethernet과 함께 사용될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CAN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현재는 보급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 SDV 차량에서 점점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눈에 비교해 보자
| 구분 | Classical CAN | CAN FD | CAN XL |
| 최대 Payload | 8 Byte | 64 Byte | 최대 2048 Byte |
| 대표 전송 속도 | 최대 1 Mbps | 데이터 구간 최대 약 8 Mbps | 최대 약 20 Mbps |
| 주요 적용 분야 | 일반 ECU | ADAS, Gateway, 고성능 ECU | 차세대 SDV |
참고로 HS CAN과 LS CAN은 위 표의 비교 대상이라기보다
Classical CAN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물리 계층 규격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정리
CAN은 오랜 기간 자동차 산업의 표준 통신으로 자리 잡아 왔다.
처음에는 Classical CAN만으로도 대부분의 차량 통신을 처리할 수 있었지만, 차량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필요가 생겼고, 그 결과 CAN FD가 등장했다.
또한 앞으로의 SDV 시대에는 CAN XL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HS CAN과 LS CAN은 새로운 CAN 프로토콜이 아니라 Classical CAN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물리 계층 규격**이라는 점도 기억해 두면 좋다.
최근 자동차는 Ethernet의 활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실시간성과 높은 신뢰성이 중요한 제어 시스템에서는 CAN과 CAN FD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즉, 미래의 자동차는 하나의 통신 방식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CAN, CAN FD, CAN XL, Ethernet이 각각의 장점을 살려 함께 공존하는 형태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CAN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면 자동차 네트워크 구조를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이후 AUTOSAR나 ECU 개발을 공부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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